
컴파스 13기 정아량 선교사
안녕하세요. 저는 컴파스 13기 선교사 정아량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1년 동안 제가 경험한 하나님과 그 은혜를 함께 나눌 수 있음이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럽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시작된 부르심
작년 이맘때 저는 선교사로 지원할지 말지를 두고 깊은 고민 가운데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있었는데, 영어·경제적 기반·여행이라는 눈앞의 기회를 포기해야만 선교사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병원 입사도 예정되어 있었기에, “과연 1년을 온전히 드릴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늘 제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기도하는 가운데 머리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뜨거움이 제 가슴을 채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두드리셨고, 저는 더 이상 계산하지 않고 그저 순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다”(롬 11:29)는 말씀을 붙들고 한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돌아보니, 그 모든 과정은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시기에 부르신 자리였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이 1년의 시간 동안 훈련을 받으며 변화된 점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 말씀과 기도의 달콤함
컴파스를 통해 가장 크게 변화된 점 중 하나는 말씀과 기도의 힘을 알게 된 것입니다. 사실 말씀과 기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압니다. 그러나 그것을 ‘삶의 기쁨’으로 경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훈련 가운데 저는 말씀을 억지로 읽는 것이 아니라, 너무 재미있고 은혜로워서 계속 붙잡게 되었습니다. 기도 또한 의무가 아니라 하나님과 깊이 대화하는 시간이 되어 오히려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 사람만이 그 맛을 기억하듯, 말씀과 기도의 참된 맛은 직접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은혜였습니다. 그때부터 말씀과 기도는 단순한 신앙 습관이 아니라 제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2.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인생의 목표
훈련 전까지 저의 인생 목표는 솔직히 말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있었지만, 그것이 내 삶의 중심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선교사 훈련을 통해 저는 제 삶의 우선순위가 하나님보다 나 자신에게 높아져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마 28:19~20)고 하신 말씀은 목회자나 특별히 부름받은 이들에게만 해당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사명은 바로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주신 명령이었습니다.
처음엔 “평생 선교사로 산다는 게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고, 그 은혜를 가장 가까이서 경험하는 삶이 바로 선교사의 삶이라는 것을요. 이제는 제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며 살아가는 평생 선교사가 되기를 결심했습니다.
3.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경험하다
훈련 중 가장 크게 제 마음을 붙든 것은 하나님이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가 하는 사실이었습니다. 병원 입사 문제로 기도하며 갈등하던 시기에, 저는 하나님께 이런 고백을 드렸습니다.
“하나님, 제가 어떤 길을 가든 주님이 원하시는 길을 선택하길 원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 마음이 하나님 앞에 떳떳하길 원합니다.”
그때 제 마음에 하나님이 주신 확신은 단순하면서도 분명했습니다.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실 수 있고, 무엇이 좋은지 아시는 분이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끝까지 나를 붙드신다.
하나님은 내가 행복하기를 원하신다.
그 믿음으로 모든 것을 맡겼을 때, 놀랍게도 하나님은 병원 입사도 연기하게 하시고 선교사 훈련도 마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다”(사 55:9)는 말씀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훈련의 의미와 다짐
6월 말 미국 해외 사역을 마치고 귀국한 후, 7월부터 병원에 입사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세상 속에서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은 반드시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요.
하나님은 직장에 나아가기 전 제 마음과 시선을 단단히 주님께 고정시켜 주셨습니다. 앞으로 흔들리고 넘어지는 순간도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끝까지 붙들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저는 이제 제가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하나님을 전하는 선교사로 살아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저를 위해, 그리고 제가 걸어갈 선교사의 길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